"집주인들이 거래 상황을 지켜보면서 계속해 가격을 올리네요. 입주 1년만에 2억원이 올랐습니다.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예요."(삼송2차아이파크 인근 P공인중개소)

고양 삼송지구 아파트값이 서울 은평뉴타운을 뛰어넘으며 무섭게 오르고 있다.

한때 미분양으로 미운오리 취급을 받던 삼송지구는 교통 확충과 대형 쇼핑몰 입점 등 각종 호재에 수요가 대거 몰리며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삼송지구가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532만원(9월 2일 기준)을 기록, 은평뉴타운이 자리잡은 서울 은평구 진관동(1513만원)보다 19만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두 지역의 개별 단지 거래에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평균 매매가 통계에서 가격 역전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송지구의 경우 지난 2014년 이후 2년간 평균 매매가가 27.6% 올랐다. 반면 은평뉴타운은 2년간 가격 상승률이 4.1%에 그쳤다.

삼송지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삼송역 인근에 위치한 '삼송2차아이파크(지난해 9월 입주)'가 주도하고 있다. 유명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데다 내년 개장하는 신세계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고양'과 삼송역의 중간에 위치해 입지가 좋아 수요가 많다.

2분기 신고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거래 자료에 따르면 삼송2차아이파크 전용 84㎡ 주택형은 5억80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4억원대)에 비해 1억8000만원 가량 올랐다. 구파발역에 인접한 은평뉴타운 시세 리딩단지 중 하나인 '박석고개 힐스테이트 1단지(5억6800만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해당 거래가 성사된 뒤 삼송2차아이파크 84㎡ 주택형 집주인들은 일제히 매물 호가를 6억원대로 올렸다. 이후 최근 1개월 전 84㎡ 매물이 6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주인들은 다시 호가를 6억1000만~6억7000만원까지 대폭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D공인중개소 대표는 "삼송지구 기준 단지인 삼송2차아이파크 84㎡ 주택형은 최근 6억원대에 거래가 성사되며 시세가 6억원대에 진입했다"면서 "위치나 층수가 좋은 경우 집주인들이 6억7000만원까지 부르는데 과연 거래가 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송2차아이파크와 인접한 삼송호반베르디움22단지(2012년 입주)의 경우 84㎡ 주택형이 5억3000만원에 거래 신고됐다. 1년 전에 비해 8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삼송스타클래스와 삼송마을동원로얄듀크(2012년 입주)는 4억원 중후반대에 거래돼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삼송2차아이파크 84㎡ 주택형 전셋값은 지난해 9월 입주 당시 3억4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4억원 초반까지 올랐다. 삼송스타클래스도 지난해 2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 1억원 가량 오른 3억5000만원에 거래가 신고됐다.

올해로 입주 5년차를 맞이한 삼송지구는 입주 초기에만 해도 파주, 김포 등과 함께 수도권 서북부의 '미분양무덤'으로 불리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주거 인프라 시설이 자리잡고 각종 호재가 주목 받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송지구에는 신세계그룹이 짓는 연면적 36만9919㎡ 규모의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인근 원흥지구에는 이케아 2호점 입정이 예정됐다. 은평뉴타운 롯데몰 은평점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교통 호재도 잇따라 계획돼 있다. 현재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을 이용하면 광화문, 종로까지 20분대에 진입할 수 있다. 향후 신분당선이 삼송역까지 연장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조기 착공될 예정이어서 강남까지도 30분대 접근이 가능해진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삼송은 금융위기 이후 공급이 몰리며 비분양이 났던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삼송의 미래에 대해 은평뉴타운을 따라가는 정도로 예상했다"면서 "이제 삼송이 가격을 주도하게 됐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