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취업시장 문은 좁아질 전망이지만, 10대 그룹은 신규 채용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진행한다. 태양광 사업 확대와 면세점 신규 진출, 삼성토탈 등 인수로 인해 지난해 채용 수요가 유달리 많았던 한화만 채용을 줄일 예정이다.
10대 그룹은 올해 총 8만440명을 신규로 채용할 계획이여서 지난해(8만1000명)와 엇비슷하다. 정확한 채용 인원을 정하지 못한 롯데·포스코 등은 지난해와 동일한 인원으로 계산한 수치다
삼성그룹은 지난해(1만4000명)와 비슷한 수준으로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경우는 지난해(9500명)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1만500명)를 선발한다. GS그룹도 3600명에서 3800명으로 채용을 소폭 늘린다.
10대 그룹 외에 CJ그룹이 지난해 4000명에서 올해는 1.12배인 4500명을 뽑기로 했다. 신세계그룹도 올해 1만4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체 채용 시장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취업포털인 인크루트가 822개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4년제 대졸 채용 계획이 있다고 대답한 기업은 48.8%로 지난해(55%)에 비해 6.2%포인트 줄었다.
특히 중견기업이 58.7%에서 48.6%로, 중소기업이 49.4%에서 37.7%로 10%포인트 이상 크게 줄었다. 인크루트 조사에서도 대기업은 대졸 신입 채용 계획이 6.9% 늘었다. 정부의 고용 증대 지침과도 맞물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채용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다.
10대 그룹이 채용을 소폭 늘리지만 입사 과정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10대 그룹이 밝힌 채용 전형은 기존 유형(서류전형→인·적성검사→실무면접→임원면접)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신 각 전형 단계가 점점 세분화되고 복잡해졌다.
SK에너지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공채 때 ‘양파 까기 면접’이 지금도 화제다. 면접관 2명이 응시생 한 사람을 맡아서 1시간30분 동안 면접을 보면서 마치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질문의 강도를 높여 갔다.
기존 SK 응시생에 따르면 2009년에는 30분, 2006년에는 10분 남짓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SK그룹 계열사에 입사한 홍모(27)씨는 “그룹·프레젠테이션·인성 등 세 종류의 면접을 8시간 동안 몰아서 보고, 최종 임원면접은 부문장 7명이 참석한 가운데 봤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10번 이상 면접을 보고 채용한다는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식 채용 방침을 국내 대기업들도 받아들이는 추세”라며 “채용 규모를 줄이지 않는 대신 채용을 신중하게 해 퇴사자를 막는 방식으로 전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10대 그룹 공채는 다음달 초에 시작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부활한 서류전형 ‘직무적합성평가’와 토론식 면접인 ‘창의력 평가’가 생겨나면서 입사 과정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채용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