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기준제 지켜지지 않는 법원 판결
성범죄에 대한 엄격한 사법적 처분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으로 지난 2009년부터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모두 4차례나 양형 기준이 강화 수정됐지만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있다.
이러한 사실은 김혜정 영남대 산학협력단 연구원이 대검철청으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실시한 ‘양형기준제의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 결과자료에 따른것인데 성범죄 뿐만아니라 .횡령ㆍ배임ㆍ뇌물죄의 경우도 고액일수록 양형기준을 잘 안지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선고된 성범죄 1심 사건 중 집행유예 비율은 43.6% 실형 비율은 56.4%였다. 하지만 2014년에는 집행유예 비율 66.5%, 실형 비율 33.5%로 2년 새 집행유예 비율이 22.9%포인트나 늘어났다. 그만큼 실형 비율은 낮아진 것을 의미한다.
경제범죄인 횡령ㆍ배임죄도 법원의 형 선고 경향은 온정주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집행유예 비율 64.2%에서 2013년엔 60.1%로 점차 감소했지만 2011~2013년 평균적으로는 실형 비율(37.8%)보다 집행유예 비율(62.2%)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횡령 및 배임죄의 경우 피해금액이 커질수록 양형기준 준수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표현을 빌리면 횡령 및 배임 금액이 높아질수록 양형기준 준수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금액이 가장 적은 제1유형의 양형기준 준수율은 98.4%로 높았지만, 금액이 큰 제5유형은 41.7%로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양형기준제는 양형 편차의 축소 양형과정의 투명성 확보 양형에 대한 예측가능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된 제도인데 특히 성범죄의 경우, 여러차례 개정을 통해 양형기준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여전히 성범죄에 대해 관대한 형을 선고하고 있어 양형기준제의 도입 취지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특히 뇌물죄 집행유예 결정과 관련, 집행유예 기준과 함께 특히 고려돼서는 안되는 요소로 ‘신분상실 또는 사회적 명예실추’, ‘부정한 이익 몰수’, ‘본건 관련 징계처분’을 양형기준에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임된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결정한 판결은 부적절한 참작사유를 적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