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책자문위의 건의에 타당성 있다
최근 사법정책자문위원회가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를 분리 승격해 ‘서울파산법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대법원장에게 건의한 것을 계기로 기업 및 개인의 도산 사건을 전담하는 파산법원을 새로 만들려는 움직임에 힘이 모아지고 있다.
사법정책자문위원회가 ‘서울파산법원’의 설치 건의가 있기 이전부터 도산과 관련한 사건은 무엇보다 전문적이고 신속한 처리가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특허법원이나 행정법원처럼 법원 내에 독립된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어왔다. 그런점에서 이번 사법정책자문위원회의 건의는 시기적으로 오히려 늦은감이 없지 않다.
‘서울파산법원’의 독립운영으로 법원의 파산 결정이 신속하고 이루어지면 신속한 결정으로 판산기업의 재활 기회도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잇점을 안고 있다.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이는 잇점도 있다.
최근 몇년동안의 기업경영은 경제 여건의 급격한 변화로 도산 사건은 매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관계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법인 회생 사건의 경우 2006년 통합도산법 시행 이듬해 116건에 불과하던 것이 2012년 803건으로 7배나 급증했다. 법인 파산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었다. 또 5만여건이던 개인 회생 사건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지방법원별로 하나의 재판부에 불과한 파산부가 쏟아지는 관련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은 당초부터 기대할 수 없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인사이동으로 담당 판사가 바뀌게 되면 한 사건을 지속적으로 맡아 처리하기도 여의치 않다. 전문성을 갖춘 전담은행의 설립이유이다. 파산법원의 설치는 하루가 시급한 상황이다.
독립파산법원을 설치하려면 관련법의 손질 등 뒤따라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입법 사법 행정부 모두 힘을 합하여 그 기간을 앞당기는 것이 좋다. 도산절차의 전문화와 합리화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제고에 기여하게 된다. 우리 경제의 규모와 환경을 감안할 때 파산법원의 분리 설치는 더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