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지정책의 현주소’
체육복지법으로 선수의 미래 불확실해
최근 스포츠 이슈 중에 한가지는 "체육복지법" 발의였다.
아시안게임 역도 금메달리스트 김병찬 선수의 고독사는 대한민국 체육 복지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비극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체육인 출신 국회의원, 교수, 운동선수들의 체육 복지를 위한 움직임은 최고 성적, 금메달에만 열광하는 대중들에게 스포츠선수들의 눈물과 피땀, 그들의 그늘진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선수들에게 있어 성적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현실이다. 초, 중등시절부터 운동에만 전념하며 학업과 또래 친구들과는 담을 쌓은 채 유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상급학교에 진학을 해도 많은 시간을 훈련만 하게 되어 일반 학생들과는 대화 수준이 차이가 날 정도로 소양과 지식을 쌓을 기회가 적다. 그러다보니 주위에는 같은 운동선수들로 인맥이 형성되게 된다. 그러다 자칫 잘못하여 부상이라도 겪게 되거나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게 되어 운동을 그만두게 된다면 그 선수의 미래는 상당히 불안해지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학교운동부 감독, 코치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도록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선수 스스로가 학업과 진로에 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정부차원에서 운동선수들의 앞날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마련한다면 선수들이 마음 편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물론 운동선수들도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훈련에 매진하는 시기에도 부상이나 은퇴이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운동선수의 활동기간이 일반 사람들의 직업 활동과 비교해서 짧다는 점에서 미래 설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데 크게 세 가지로 운동선수들이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첫 번째, 은퇴란 모든 사람들이 한번은 겪을 사건이지만, 운동선수에게 은퇴란 새롭게 시작하는 사건이 될 수 있다. 프로나 실업팀에서 활동하다가 갑작스런 사고나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게 될 때, 많은 선수들이 고민과 방황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보통 은퇴선수의 약 60%가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는데 어릴 때부터 해왔던 운동만이 잘할 수 있고 자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기종목, 비인기종목, 생활체육종목 등에 따라 지도자가 되거나 아예 새로운 사업이나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직업탐색과정이나 취업을 위한 준비과정 등이 필요하고 전문기관이나 전문가를 통해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두 번째, 운동선수들 스스로가 미래 목표를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서 현재 선수시기에 좀 더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거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다.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미래에 하고자 하는 목표를 상세하게 작성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몇 십년 후의 실제 결과에서 목표를 구체적으로 작성한 학생들의 성공확률이 훨씬 높았다고 한다.
운동선수들도 대략의 목표를 세워 준비해 나가면 갑작스런 부상이나 은퇴에 대해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태도를 갖고 훈련에 임하게 되어 경기력 향상에 있어서도 효과적이었다.
세 번째, 운동선수들의 월급은 일반 사람들이 30년 일하는 것과 비교하면 선수들에겐 10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연봉을 받으면서 스스로 관리하기보단 전적으로 부모에게 맡기게 된다. 이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문제인데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어린학생들에게 단리와 복리, 세금과 이자 등 기본적인 경제교육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러한 경제교육이 전무하다. 그러니 20대 사회초년생들 조차 부모에게 월급을 맡기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실정이고, 부모들의 관리법도 대개는 적금과 부동산투자, 가족의 생활비 또는 사업자금으로 쓰인다. 최근의 저금리 상황과 각종 세금부담, 평균수명의 증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상황에 맞는 재무관리가 필요해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은퇴로 언제 운동을 접어야할지 모르는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준비하는 연봉관리이며 제2의 인생, 재취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체육복지법만으로 운동선수들의 미래가 안정적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최근 통합체육회의 출범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정책실 개편이 앞으로 체육 분야에 어떠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인지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