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확립으로 국가혁신의 든든한 토대 마련
부패범죄·총선사범·아동학대 수사 강화
법무부가 올해 정책기조로 '법질서 확립'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의 구조적 비리와 부패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검찰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다가올 4·13총선에서도 한 발 앞서 선거사범들을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26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도 법무부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김현웅 장관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법질서 확립으로 국가혁신의 든든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불법비리 근절 ▲범죄불안 해소 ▲행복법치 구현을 올해 법무부의 정책 추진방향으로 제시했다.
◇유관기관과 협력체계 강화해 구조적 부패관행 근절
법무부는 우선 검찰에 부패범죄특별수사단과 방위사업수사부를 신설하는 등 부패범죄 수사 체계를 혁신하기로 했다.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는 협력체계를 강화해 공무원·공공기관 등 공공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부패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합리적 경영 판단을 벗어난 위법·부당 사업 ▲비자금 조성, 횡령 등 국고손실 초래 ▲직무관련 금품수수 ▲관급공사 관련 공무원의 관행적 비리 ▲부당한 업무지연・전가 등 직권남용·직무유기 행위를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보조금·출연금 주관부처와 협업체계 강화를 통해 정부 보조금 횡령 등 국가재정 침해사범을 집중 단속한 뒤, 유관기관에 수사 결과 적발된 부정수급액을 환수하도록 통보해 예산누수를 방지할 계획이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검찰청 반부패부 산하의 검찰총장 직속 기구로 설치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전국 단위의 대형 부정비리 사건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현재 단장과 부장검사 2명, 파견검사 등 검사 총 11명으로 진용을 꾸리고 27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 신설된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기존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의 업무를 이어받아 국방부와 합동수사체제로 운영된다. 방위력 개선과 군수품 조달과정의 금품수수, 시험성적서 위·변조 등 방위사업 전반의 비리 수사를 맡는다.
◇부장검사의 책임과 역할 확대
법무부는 검찰의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부장검사의 책임과 역할을 늘리고 회계분석 전문 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우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지방 검찰청의 특수부장으로 전보 배치했다. 특별수사 기법을 전수해 지방 검찰청의 수사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부장검사 주임검사제'를 확대 시행한다. 중요사건뿐 아니라 국민생활과 밀접한 일반 형사사건에 대해서도 경륜이 풍부한 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지정해 사건을 처리하게 했다.
전국 고등검찰청에는 '회계분석·자금추적 수사지원팀'을 설치하고 전문 인력을 배치해 수사지원 시스템도 정비한다.
◇4·13총선 기간 금품선거·흑색선거·여론조작이 3대 중점 수사대상
법무부는 4월 예정된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사범 단속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금품선거·흑색선전·여론조작 등의 선거범죄가 3대 중점 수사 대상이며 '고발 전 긴급통보 제도'도 확대 시행한다.
통상 선거사범수사는 '선관위 조사→선관위 고발→검찰 수사'의 절차를 거친다. 다만 선관위 조사 과정에서 사건 관계자들이 중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어 선관위 고발 전이라도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2014년 6월 지방선거 때 도입된 '고발 전 긴급통보 제도'는 선관위가 조사 중인 사안 가운데 긴급한 경우 검찰에 통보하고 압수수색 등 검찰의 증거 확보절차를 먼저 진행한 뒤 이를 토대로 선관위가 정식 고발하는 제도다.
법무부는 개정된 공직선거법 시행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지역감정 조장·비하 행위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공직선거법 제110조 2항은 선거운동을 위해 정당 또는 후보자 등과 관련해 특정 지역지역인, 성별을 비하·모욕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신고제도를 정비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검찰의 아동학대 수사 역량도 강화된다.
◇아동학대 예방 위해 관련법 개정 추진·지능형 전자발찌 도입
법무부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 지정된 현행 24개 직군에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입양기관 종사자를 추가하는 내용의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추진한다.
검찰에서는 대구지검과 광주지검에 여성아동범죄조사부를 신설하고, 전국 58개 검찰청에 아동학대 전담검사 111명을 지정하기로 했다.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스마트워치, 지능형 전자발찌 등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지능형 범죄예방제도도 도입된다.
앞으로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범죄피해자, 신고자에게는 112 긴급신고와 신고자 위치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워치의 긴급버튼을 누르면 112 신고뿐 아니라 미리 지정한 보호자에게 자신의 위험 상황을 자동으로 알리는 기능을 담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능형 전자발찌는 부착자의 맥발, 체온, 위치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중앙관제센터에 전송해 재범 위험성을 분석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법무부는 관련 법 정비와 피부착자 인권 문제 검토를 마친 뒤 2018년 이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범죄 피해자 지원책 확대도 올해 법무부의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됐다.
법무부는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범죄피해자구조금은 기존 90억원에서 98억원, 치료비는 11억원에서 22억원, 심리치료비・긴급생계비는 16억원에서 19억원으로 확대된다.
강력범죄 피해자 심리치유 시설인 '스마일센터'도 올해 서울 서부와 수원 지역에 2곳을 설치해 전국 10곳으로 늘리고, 2019년까지 전국 18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항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무인 자동출입국 심사를 확대 시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는 자동출입국심사 대상이 만 14세 이상의 국민으로 제한돼 있다. 이를 7세 이상으로 국민 대상 연령 기준을 낮추고, 17세 이상 모든 등록외국인까지 자동출입국심사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자동출입국심사 제도가 확대 시행될 경우 내국인 1400여만명, 외국인 373만명으로 자동출입국심사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