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직 검사장이 각종 뇌물·금품수수 등 비위 행위로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지만 검찰은 "부당한 사건 처리는 없었다"는 수사 결과를 연이어 발표했다.
개인 비위 행위로 선을 그어 검찰 조직에 면죄부를 안겨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검사 비위 사건'에 대한 수사는 외부 조직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지난 29일 진경준 검사장(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도 지난달 20일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인 홍만표 변호사(57·17기)를 변호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두 사건 모두 여론에 떠밀려 시작한 수사이지만 검찰은 숨겨져 있던 비위 의혹을 밝혀내 진 검사장과 홍 변호사를 구속하고 기소하는 데에 성공했다.
진 검사장은 '주식 대박', 홍 변호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 관련 의혹만이 크게 불거진 상황에서, 검찰은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각종 비위 행위를 적발해 모두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검찰은 두 사건 모두에서 "검찰의 부당한 사건 처리는 없었다"는 결론도 함께 내려 비위 검사에 대한 검찰 수사의 한계도 드러냈다. 진 검사장과 홍 변호사 모두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은 맞지만 실제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우선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48)로부터 넥슨 주식 1만주, 제네시스 차량, 여행경비 약 5000여만원을 실제로 건네받았다고 판단했다. 또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서용원 한진 대표이사 사장(67)에게 자신 처남 강모씨(46) 명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판단했다.
특히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검찰 아닌 다른 수사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넥슨 관련 사건을 알아봐주는 등 김 대표에게 일정 부분 편의를 베풀었다는 의심 역시 사실로 인정했다.
그러나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지속적으로 뇌물을 건네받고 일부 사건을 알아봐줬지만 검찰이 수사한 넥슨 관련 사건은 부당하게 처리된 것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한진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진 검사장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7) 사건을 내사종결한 뒤에 서 대표 측에 접촉했을 뿐이며 돈을 받은 대가로 수사를 무마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금로 특임검사는 "(다른 사건을) 담당한 검사를 조사·확인한 경우가 있고 기록을 검토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확인했다"며 수사를 진행했지만 사건의 부당한 처리를 의심할 만한 실마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홍 변호사 사건을 담당했던 검찰 역시 정 대표로부터 검찰 관계자 등에게 청탁·알선해준다는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 '몰래변론'이나 수임료 축소신고 등 방법으로 수임료 34억5636만원을 신고하지 않아 15억5314만원 상당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 홍 변호사 개인 비리를 확인하는 것에 그쳤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2013~2014년 마카오 원정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으로 활동해 무혐의 처분을 끌어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이 정당한 처분이었다고 봤다.
당시 검찰은 정 대표를 기소한 S부장검사와 정 대표 재판을 맡았던 J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수사 결과에 대해 서울 지역 한 변호사는 "비위 검사에 대한 수사는 외부조직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비위 검사를 수사해도 비위 검사 꼬리자르기로 끝나는 것이지 검찰이라는 조직 자체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고 말했다.
또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가 검사를 수사하면 어떤 방법으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를 일반 국민은 알기 어렵다"며 "수사를 열심히 했는데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했다는 단서가 안 나왔다는 검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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