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6일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오전 9시 35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김 전 차관은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말하겠다"는 답변을 10차례 이상 반복했다.
김 전 차관은 최순실씨의 인사 개입을 거들었고, 최씨 딸인 정유라(20)씨가 2014 아시안게임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또 삼성스포츠단이 최씨 조카 장시호(37)씨가 지난해 만든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수억원을 몰아주도록 하는 등 스포츠 관련 이권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평창올림픽 관련 사업을 장씨나 최씨 관련 회사에 몰아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현 정부의 최장수 차관이었다. 2013년 10월 임명돼 3년 넘는 기간 동안 장관이 두 차례 바뀌었지만,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켰다. 2014년 10월 정부 조직 개편으로 체육뿐 아니라 관광·종교 분야를 총괄했다. 그는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에서 4년간 기획 홍보를 담당한 구단 프런트 출신이다.
그는 체육단체 통합 과정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국민생활체육회와 기존 대한체육회가 통합됐는데 김 차관이 문체부의 예산 지원권을 무기로 통합 과정을 좌지우지했다는 것이다. 그는 스포츠토토 기금 분배 방식을 바꿔 비인기 종목도 혜택을 받도록 했다. 그런데 바로 그 바뀐 제도의 지원을 받게 된 단체 중 하나가 장시호씨가 만든 동계스포츠영재센터였다.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골든벨(김종 차관의 영문 별명) 올림픽'이라는 말도 돌았다. 개·폐회식부터 경기장 활용까지 김 전 차관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얘기다. 김 전 차관은 문체부나 평창올림픽조직위 외에도 체육 관련 학회나 신설 체육단체에 자신의 사람을 앉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그간 의혹들을 부인했으나, 그가 거짓말을 해왔다는 정황이 속속 공개됐다. 그는 "최순실씨를 전혀 모른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최씨의 개인 회사인 더블루K 초대 대표이사 조모씨와 몇 차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도 부인했으나, 대한승마협회 인사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차관은 한양대 동문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모른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