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공무원은 신의 한수인 직업이다
가장 약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
천왕동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남부구치소는 전신인 영등포구치소에서 명칭이 변경됐고 신청사를 완공해 자리를 옮긴지 6년째다.
최신교정시설 이미지에 맞게 태양광에너지. 지열냉난방 등의 친환경 시설로 당시 화제가 됐다.
특히, 모든 수용시설이 남향으로 배치되어 풍부한 일조량 등으로 수용자들의 건강에 많은 배려를 한 최신식 교정기관이다.
최근 열린 교정에 선도적인 역할로 지역주민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소년 수용자 관리, 하루아침에 가장을 뺏긴 수형자 자녀에 대한 관심 등 눈높이에 맞춘 교정행정을 펼치고 있는 박병용 소장을 본 기자가 직접 만나보았다.(편집자주)
-다른 소와 차별화된 수형자를 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이 있다면...
고려대학교 문과대학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인문학 교수의 인문학 강의를 지속적으로 듣게 하고, 600여권의 인문학 도서를 기증받아 전 수용자에게 대여하고 있는 점을 밝혔다. 특히, 청소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많았던 박 소장은 교정기관에 수용된 소년수용자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는 소년 수들을 건전한 사회인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굽은 나무를 펼 수는 없지만 굽혀지는 초기에는 바로잡을 수 있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청소년 전문교도소가 있긴 하지만 미결수 소년수용자는 국가와 사회에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칫 그들을 놓치기 싶다. 이들을 범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박 소장은 이곳에 부임하면서 2016년에 ‘구로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와 업무협약을 맺어 품성계발 집단상담, 심층 개인상담, 동기강화 집단상담 등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그들이 출소 후에도 케어 할 수 있도록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직원들과 연계해 상담진행 등 사후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확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하나 그의 따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위기수용자 자녀에 대한 관심이었다. 지난 5월 교정협의회 교정위원과 수용자 자녀와의 자매결연식을 진행한 것이다.
“아빠나 엄마가 수형생활을 하게 되면 더불어 자녀들도 수형생활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자녀들은 죄가 없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다. 현재 초, 고등학생 2명을 선정해 교정위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자녀들의 관심분야, 장래희망, 진로상담 등 미래설계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렇게 실제적이고 정기적인 후원을 위하여 직업상담사와 심리상담사 등이 같이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경제적 지원도 포함되며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가 출소 할 때까지임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이 프로그램도 다른 교정기관에서도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나중에 성공사례도 기대하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소년 수용자, 위기수용자 자녀에 대한 높은 관심
직장 내 감사와 배려의 마음강조, 가족적인 분위기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강조하는 것은...
= 20개의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운동을 위한 동호회는 물론 사망한 전직직원의 자녀를 후원하는 동호회까지 다양하다. 박 소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과 탁구를 즐기는 등 2개의 동호회에서 활동한다고 했다.
그는 밝고 일할 맛 나는 직장분위기를 위해 화합과 배려하는 근무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하루 24시간 중에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에 좋은 가족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동하기를 주문하고 있다고 한다.
-소장님께서는 교정직에 몸담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아울러 교정공무원의 매력은...
=어려서부터 종교생활을 해온 박 소장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범죄에 노출된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 하면서 교정공무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돌이켜 보면 잘 선택한 직업이라고 한다.
“저는 그동안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간접경험을 했습니다. 또한 수용자들을 관리하면서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공시키고 있죠. 이렇듯 사람을 변화시키는 직업이야말로 최고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특히 박 소장은 교정공무원이 되고 1990년 첫 근무지가 영등포 구치소(현 서울남부구치소)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25여년만에 최고의 수장이 되어 다시 부임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당시 품었던 생각들을 실천하면서 범죄에 빠져있는 소년수용자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교정을 위해...
=테니스장 개방, 남부보라매 어린이집 운영, 사실 직원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이지만 50%정도는 지역주민에게 할애하고 있어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실내체육관에 트램플린을 14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했는데 주민과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4명의 변호인들이 민원인 무료법률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향악단을 초청해 주민들과 수형자가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등 교정행정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전국 교정위원에 대한 격려의 말이나 당부가 있다면...
= “사회의 소외받는 계층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기부와 물질적 지원을 하고 계시는데 감사할 일입니다.”
사실 교정공무원만으로는 수용자를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여러 위원들이 채워주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음지에서 묵묵히 수고하는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다.
|